2탄부터 있으나 이어서 보지않아도 무관합니다~
2020년 12월 8일 대망의 수술 당일
10시 30분 수술을 예약하고 10시 17분 정도에 병원에 도착했다.
수술에 들어가기 전 알러지 검사를 위해 주사를 맞는데 주사가 생각보다 아프다. 주사를 꼬집듯이 맞아서 모기 물린 것 같은 모양이 되었다. 수술 끝나면 3~4시간 정도 수액을 맞아야 한다고 해서 1인실로 안내해주었다.
티셔츠는 본인 티셔츠를 입고 바지만 환자복으로 갈아입으면 되는데 '이것이 말로만 듣던 엉덩이 부분이 없는 바지인 것인가' 속으로 생각하며 수술 전 긴장되는 와중에도 블로거 본능이 꿈틀거리며 사진을 마구 찍어대었음. 바지를 입는데 무언가 이물감이 느껴져서 바지를 벗었더니...
<사진주의> <내 피 아님주의>
남의 피 본거 실화....?
지금 생각해보면 더러운데 이 때는 더럽다는 생각보다 나보다 먼저 임무를 마치고 강렬히 전사한 분의 흔적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본격적인 수술후기>
수술에 들어가기 앞서 관장을 먼저 했다. 관장을 하고 적어도 10~15분 참아주라고 했는데 2분만에 급똥신호가 왔다ㅋㅋㅋ 아니 이걸 참으라고? 남들도 10분 넘게 참았는지 너무 궁금해서 혼자 병실에 남아 관장 후기를 검색했다. 초인적인 힘으로 5분을 버티니 그 후에는 신호가 점점 덜해졌음. 허세 아니고 20분 참으라면 20분도 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타이머로 정확히 15분 후에 일을 마쳤는데 전날 긴장해서 얼마 안 먹어서 그런지 변이 엄청 조금밖에 안 나왔다ㅠ
내선전화로 변을 봤다고 이야기하니 바로 수술실에 들어갔다;;
하...이렇게 갑작스럽게 진행되다니...아직 마음의 준비도 안 되었는데....
다리가 쭉 벌어지는 수치스러움을 주는 수술대는 아니었고 허리가 있는 중간 부분이 올라가는 수술대였다. ('ㅅ'자 모양으로 벌어짐) 간호사쌤이 헤드폰을 귀에 꼽아주는데 엎드려 누워있느라 머리가 산발이 되서 귀에 딱 맞게 껴진게 아니라 머리카락이 같이 헤드폰 사이에 껴서 헤드폰이 살짝 떴다. 아니, 근데 누가 선곡을 한지 모르겠지만 수술시작후 첫노래부터 끝까지 김광석 노래만 나왔다(김광석 광팬인듯) 시끄러운 노래가 아니라 잔잔한 노래라서 기구 왔다갔다하는 소리 봉합하는 소리 다 들리고 노래는 그냥 수술기구 소리의 bgm이었음ㅋㅋㅋ 근데 더 웃긴건 너무 긴장되고 떨어서 거의 핸드폰 진동모드처럼 사시나무 떨듯이 몸을 어찌나 부들부들 떨었는지 헤드폰이 튕겨져나갔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헤드폰 튕겨져 나간쪽으로 귀를 갖다대며 필사적으로 수술소리를 안 들으려고 발악함...어찌나 몸을 떨었는지 나중에 의사쌤이 중간에 의사쌤이 괜찮냐고 걱정스럽게 물어봄...ㅋ 나중에 엉덩이가 쥐가 나서 엉덩이 경련이 옴(하...지금 생각하니 또 다시 수치가 밀려온다)
국소마취때 맞는 주사가 항문쪽에 직접 맞는 거라 아플 꺼라고 이미 설명을 들어서 엄청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미친듯이 아프진 않았다. 물론 아프긴 아프다. 근데 무지무지x100 아플꺼라고 지레 겁먹어서 그런지 비명이 나올 정도로까지 아프진 않았다. '아아아아악!!!!'하는 신음이 아니라 '으으으으......'하는 신음이 나오는 정도의 아픔이었다.
수술은 15~20분 정도만에 끝이 났다. 수술이 끝나고 슬리퍼를 신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1인실로 걸어갔다. 침대에 누워 수액과 진통제를 맞았다. 수액을 다 맞을때까지 3~4시간정도 침대에 누워있어야 했다. 진통제를 넣는 순간이 아픈데 그 후에는 감각이 무뎌짐.
내가 사용한 1인실(깔끔깔끔)
수술 후 무통주사를 놔서 그런지 아픈 건 없었고 거즈가 불편한 정도였다. 근데 옆으로 누워서 엄청 불편하진 않았다. 2시간 동안 해리포터 한 편을 다 보고 40분 정도는 인터넷을 하다가 수액을 다 맞아갈 때쯤 엄마에게 거의 다 끝나간다는 카톡을 보내고 엄마를 기다렸음.
혹여라도 까먹을까봐 수술후기를 간단하게 핸드폰 메모장에 끄적였다. (아픈 와중에도 멈추지 않는 블로거 본능)
수액을 다 맞아갈때쯤 갑자기 통증이 느껴졌다. 엉덩이가 뜨겁고 찢어진 느낌이 확 드는 듯한 통증이었다. 내선전화로 간호사쌤한테 무통주사를 한번 더 부탁한 후 원장선생님에게 수술전후 사진과 주의사항을 듣고 집으로 향했다. 거즈가 너무 불편해서 제대로 앉지도 못했다...큐... 관장을 했으니 당일날 배변활동은 없을 거고 좌욕을 열심히 하라는 설명과 함께 식이섬유, 진통제 등의 약과 항문연고와 거즈를 받아왔다.
수면제를 먹은 것도 아닌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6시간 정도 잤다. 통증은 무통주사와 통증이 조금이라도 느껴질 때 바로 통증약을 먹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심하진 않았다. 일어나서 오후 8시 정도에 밥을 먹고 좌욕을 해주었다. 이제 이틀 후에 수술부위가 잘 아물고 있는지 다시 가서 검사를 받을 예정.
이렇게 해서 대망의 치질수술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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